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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샛들지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세 아이 아빠’ 이주노동자 참변

기사입력 2022.07.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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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이주노동자 S 씨 작업 중 숨져, 민주노총 "공사기간 단축하려다 생긴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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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시 모종동 샛들지구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베트남 출신 30대 노동자 S 씨가 사고로 숨졌다. 이러자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15일 오전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공주일보] 아산시 모종동 샛들지구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베트남 출신 30대 노동자 S 씨가 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역 노동계는 이번 사건이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하려다 발생한 인재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에 따르면 사건은 12일 오전 발생했다. 이주노동자 S 씨는 거푸집, 즉 콘크리트 구조물을 일정한 형태나 크기로 만들기 위하여 굳지 않은 콘크리트를 부어 넣어 원하는 강도에 도달할 때까지 양생·지지하는 가설 구조물 안에서 작업하다 목이 끼어 목숨을 잃었다. 

     

    세종충남본부는 시공사 측이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전체 거푸집의 고정볼트를 일괄 해제하고 작업했고, 숨진 S 씨는 거푸집 안에서 크레인으로 거푸집을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가 이동 과정에서 거푸집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도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숨진 S씨는 ㄱ 전문건설업체 소속으로 일했으며, 원청은 현대 엔지니어링이다. 


    이에 대해 세종충남본부는 15일 오전 천안지청 고용노동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을 고용한 ㄱ 건설은 일반적으로 2년 넘게 걸리는 공사기간을 신속히 단축하기 위해 위험한 작업을 불법으로 진행했다. 결국 발주처 원청 전문건설업체로 이어지는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 압박에 따른 불법위험작업이 고인의 죽음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이주노동자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우삼열 센터장은 “숨진 S 씨는 30대 중반이고 고향에 아내와 세 자녀가 있다. 유가족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그러나 타국에서 주검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은 단지 S 씨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나 한국인 노동자나 똑같은 노동자다. 그러나 이주노동자가 위험한 현장에 내몰리고 있는 참혹한 현실 앞에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정부에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정진희 사무처장은 “고용노동부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하고 진상조사를 확실히 해 사업주를 처벌해야 한다. 처벌이 두려워서라도 노동자들의 안전을 회사가 책임지게 해야 한다”며 엄정한 진상규명을 주문했다. 

     

    현재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해당 작업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그러나 현장엔 작업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기자의 현장 접근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한 작업자에게 “작업 중지 명령이 내리지 않았냐?”고 물으니 이 작업자는 “본사 직원이다”고 답하고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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